11월 23일(월) – 백신과 실물경제 회복 가능성


한달 사이 무슨 일이 있었나?

오랜만에 작성하는 글입니다. 10월 22일(목) 데일리 글을 마지막으로 작성한 이후 2주간은 회사일+미국 대선 주간 때문에 너무 바빴네요. 나머지 2주는 쉬면서놀면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지난 한달 사이 무슨 일이 발생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금융시장 가격을 살펴봅시다.

① 글로벌 주가지수 : 미국 & Big Tech가 주도했던 글로벌 증시, 이제 유럽ㆍ신흥국 & 시클리컬 종목이 주도?
Fed가 무제한 자산매입을 발표한 올해 3월 23일 = 100기준,
올해 3월 23일~11월 2일 (미국 대선 이전)
US IT Big5 ㆍ나스닥ㆍS&P500ㆍ다우존스 지수 추이 비교
(US IT Big5 = 애플+마이크로소프트+구글+아마존+페이스북)

올해 미국 주식시장은 ‘Big Tech 랠리’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Fed가 무제한 자산매입을 발표했던 올해 3월 23일 기준(링크1), 미국 Big Tech 주식은 9월 1일 최고 +90%ㆍ11월 6일 +81%의 수익률을 기록해왔습니다.

이로 인해 테크 종목 위주로 구성된 나스닥 지수는 11월 6일 +73% 수익률을 나타냈고, 테크 종목 비중이 상대적으로 적은 S&P500과 다우존스 주가지수는 11월 6일 +56%ㆍ+52% 수익률에 그쳤죠(?). [S&P500에도 Big Tech 종목이 포함되었음을 고려하면, Big Tech를 제외한 S&P500 수익률은 훨씬 낮았을 겁니다.]

  • Big Tech를 이야기했던 데일리 글 몇가지
    • 7월 31일(금) –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인해 다시 나빠지는 미국 실물경제, 하지만 Big Tech가 있다 (링크)
    • 9월 9일(수) – 계속되는 미국 Tech 주식 조정, 그리고 백신 지연 가능성 (링크)

9월 들어서 조정을 겪은 Big Tech 주가는 11월 3일 미국 상원선거 결과가 윤곽[민주당 상원 과반 실패 가능성]을 드러내면서 이틀동안 10%가 넘는 상승세를 기록했습니다. 시장참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 & 민주당 상하원 과반 장악’ 조합이 Big Tech 독과점을 문제 삼을 가능성을 우려해왔는데, 민주당의 상원 과반 달성이 어려워졌기 때문입니다.

민주당은 하원 법사위 반독점소위원회를 통해 Big Tech 독과점 규제 논의를 주도해왔습니다. 7월 29일에는 애플ㆍ구글ㆍ아마존ㆍ페이스북 CEO를 의회에 불러내어 증언을 받기도 하였고(링크), 10월 6일에는 <디지털시장 내 경쟁에 관한 조사> 레포트를 발간했었죠(링크).

반독점 소위원회 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하원의원 David Cicilline은 선거를 앞두고 “나는 백악관에 있을 조 바이든(Joe Biden in the White House)과 함께 독과점을 마침내 끝을 내고 자유롭고 개방된 인터넷으로 회복시킬 것이다”라고 발언하기까지 했습니다(링크).

이렇게 ‘바이든 대통령 & 민주당 상하원 과반 장악’ 조합 이른바 Blue Wave를 두려워했던 투자자들은 선거 결과에 안도를 느끼며 다시 Big Tech 종목을 주워 담았죠.

(사족 : 내년 1월 초 조지아주 상원의석 2석을 가지고 최종선거가 실시됩니다. 민주당이 2석을 모두 승리한다면, 민주당 50석:50석 공화당이 되며 부통령 카맬라 해리스가 캐스팅보트를 갖게 됩니다. 그러므로 내년 1월 초 조지아 상원선거를 지켜봐야 합니다.)

  • Big Tech 독과점
    • 8월 4일자 글 – 4대 Big Tech CEO 청문회 – “그들은 너무 많은 힘을 가지고 있다” (They have too much power) (링크)
    • 10월 7일(수) – 트럼프의 마지막 몸부림 & 바이든과 민주당이 불러올 변화는 아직 시작도 안했다 (링크)

상황이 급변한 건 11월 9일(월) 입니다. 이 날 화이자&바이오앤테크는 코로나19 백신의 예방률이 90% 이상이라는 중간결과를 발표했었죠. 이어서 일주일 뒤, 모더나는 자사 백신의 예방률이 94.5%라고 중간결과를 내놓았고, 화이자는 최종분석 결과 예방률이 95%라고 말했습니다.

올해 미국 주가지수 & 미국 Big Tech 종목 위주로 랠리가 나타났던 건 미국&Big Tech가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제 피해를 상대적으로 덜 받았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3차 구제법안 CARES Act를 통해 막대한 재정지출을 단행하였고 그 덕분에 소비가 지탱될 수 있었습니다(CARES Act의 영향에 대해서 링크). 또한, 디지털 공간에서 수익을 창출하는 Big Tech는 전염병으로 인한 실물경제 정지와는 무관하였죠.

그런데 이제 효과적인 백신이 나와서 빠르면 내년 상반기에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재개된다?

유럽은 미국에 비해 대외의존도가 높은 편이며, 대부분 자원수출로 먹고 사는 신흥국은 세계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행ㆍ항공ㆍ운송 등 시클리컬 산업은 말할 것도 없죠. 백신 소식은 그동안 눌려있던 유럽ㆍ신흥국 & 경기순환(시클리컬) 종목이 기지개를 펼 수 있는 자신감을 주었습니다.

10월 23일~현재, 미국 Big Tech/다우존스 상대지수
11월 9일(월) 화이자&바이온앤테크 백신 효능 소식 이후
Big Tech 상대 약화, 다우존스 상대 강화

위의 그래프는 10월 23일~현재, 미국 Big Tech/다우존스 상대지수를 보여줍니다. 백신 소식 이후 Big Tech 상대 약화, 시클리컬 종목이 많은 다우존스 상대 강화 입니다.

글로벌 주가지수 1일ㆍ5일ㆍ1개월 수익률 비교
최근 1개월, 미국에 비해 아시아ㆍ유럽증시 강세

위의 차트는 글로벌 주가지수의 1일ㆍ5일ㆍ1개월 수익률을 비교한겁니다. 최근 1개월 미국에 비해 아시아ㆍ유럽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띄었죠. MSCI 지수를 통해 비교해보아도, 최근 1개월 MSCI 선진국 지수는 +4.50%ㆍ신흥국 지수는 +6.64% 입니다.

전세계 가치주/성장주 수익률 1개월

위의 차트는 전세계 가치주/성장주 1개월 수익률을 보여줍니다. 윗부분은 주요국의 가치주 수익률, 아랫부분은 주요국의 성장주 수익률 입니다.

최근 한달 사이 선진국의 수익률은 가치주 +6.70%ㆍ성장주 +2.61% 였고, 신흥국은 가치주 +7.18%ㆍ성장주 5.76% 였습니다. 선진국 신흥국 가릴 것 없이 성장주 대비 가치주가 더 많이 올랐죠. 그리고 가치주 내에서는 미국 보다 유로존ㆍ신흥국ㆍ아시아의 수익률이 더 좋았습니다.

② 글로벌 외환시장 : 여기에도 나타나는 백신의 영향 → 글로벌 실물경제에 민감한 신흥국 통화 상승

글로벌 외환시장에서도 주식시장과 마찬가지의 흐름, ‘효과적인 백신 → 글로벌 실물경제 반등 → 신흥국 랠리’가 보여집니다.

올해 1월 2일~현재, MSCI 신흥국 환율 지수
값이 증가할수록 신흥국 통화 강세를 의미

신흥국 통화가치는 올해 3월 코로나19가 확산될 때 큰 폭으로 하락했다가 점진적으로 회복하였고, 특히 11월 들어서는 신흥국 통화가치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전세계 주요 통화가치 수익률 최근 1개월

통화별 최근 1개월 수익률을 살펴보면 멕시코 페소(+4.05%)ㆍ브라질 헤알(+4.02%)ㆍ호주 달러(+2.44%) 등 전형적인 자원수출 신흥국 통화가치의 상승세가 돋보입니다.

③ 미국 채권시장 : 백신에 반신반의 하는 미국채권 투자자???

글로벌 주식ㆍ외환시장이 실물경제 회복에 베팅하면서 시클리컬ㆍ신흥국 위주의 랠리를 펼치는 것과 달리, 미국 채권시장은 좀 오묘한(?) 가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 최근 1개월
Blue Wave 실패로 하락했던 미국 장기금리,
화이자 백신 소식 이후 0.95% 이상으로 상승
하지만 이후 줄곧 하락하며 현재 0.82%

위의 그래프는 미 국채 10년물 금리의 최근 1개월 추이를 보여줍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 민주당 상하원 과반인 Blue Wave 실패로 하락했던 미국 장기금리는 화이자 백신 소식 이후 0.95% 이상으로 상승했다가, 이후 줄곧 하락하며 현재 0.82%를 기록중입니다.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Blue Wave 달성시 ‘지금보다 많은 재정지출 → 인플레이션 → 채권가격 하락=채권금리 상승’ 시나리오를 생각해왔기 때문에, Blue Wave 실패는 금리 하락을 초래하였죠.

이후 화이자 백신 소식이 들려오며 ‘실물경제 회복 → 인플레이션 → 채권금리 상승’의 시나리오가 다시 작동했습니다. 11월 9일(월) 당시 금리는 0.80%에서 0.98%까지 순식간에 큰 폭으로 올랐었죠. 이는 실물경제 회복에 베팅한 글로벌 주식시장의 시클리컬 랠리, 외환시장의 신흥국 통화 랠리와 궤를 같이하는 움직임 입니다.

그런데 왜 미국 10년물 채권금리는 1% 대의 벽을 돌파하지 못하고 오히려 0.82%로 하락한 것일까요?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주식시장 투자자들보다 보수적이고 매크로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여러 요인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① 미래 백신 기대 보다는 현재 코로나19 확산에 더 무게 ② 미국 구제법안 합의 지연 등이 대표적입니다.

우선 채권 투자자들은 “백신이 실제로 효과적일까?” 라는 물음을 던지는 듯 합니다. 2주전 공개된 화이자 백신은 뛰어난 예방률을 보여주었으나 -70도에서 운송해야 하는 등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죠. 1주전 공개된 모더나 백신은 뛰어난 예방률+상대적으로 운송의 용이함의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생산량이 많지 않습니다.

또한, 코로나19가 다시 확산되는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건 추가 재정정책인데 미국 공화당과 민주당 간 합의는 요원합니다. 미국 내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빨라도 내년 4월이 되어서야 이루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재정지출 없는 미국경제는 내년 1분기 경기후퇴를 경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래나저래나 채권시장 투자자들은 보수적인 입장입니다.

그렇지만 내년부터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실물경제 활동이 완전히 재개되기 시작하면 미국 10년물 이상 장기금리는 결국 상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러한 가능성은 앞서 살펴본 글로벌 주식시장ㆍ외환시장 그리고 지금 살펴볼 구리/금 가격 비율이 보여줍니다.

2017년 1월~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빨강, 좌축)과 구리/금 가격 비율(파랑, 우축)

위의 그래프는 2017년 1월~현재, 미 국채 10년물 금리(빨강, 좌축)과 구리/금 가격 비율(파랑, 우축)을 보여줍니다. 10년물 금리와 구리/금 가격은 모두 ‘향후 실물경제 회복 및 성장’을 반영하기 때문에, 동일한 추이를 보여왔습니다. 그리고 최근 들어 구리/금 가격 비율은 계속 상승하고 있죠.

(설명 : 구리는 산업생산에 주로 투입되는 원자재이기 때문에, 글로벌경제가 성장할 때 가격이 상승하는 대표적인 시클리컬 원자재입니다. 반면, 금은 안전자산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이 혼란스러울 때 가격이 상승합니다. 즉, 구리/금 가격 비율을 통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 모습을 파악할 수 있습니다. (구리/금 비율 상승 ↑ = 실물경제 성장) )

④ 글로벌 교역 : 한국 20일 수출 YoY +11.1%

내년에 광범위한 백신 접종이 이루어져야 실물경제는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이미 글로벌 실물경제는 저점을 찍고 반등하고 있습니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경제지표가 한국 수출입동향 입니다.

한국의 수출입동향은 크게 3가지 측면 때문에 전세계 투자자들이 주목합니다.

  • 첫째, 각국의 수출입 지표 중에서 가장 빨리 나온다. 한국은 매월 1일에 직전달의 수출입 통계 잠정치를 발표할 뿐 아니라, 해당월의 수출입 속보치를 10일 단위로 발표 (다른 나라는 대개 15일 부근 전전달의 통계를 발표)
  • 둘째, 세계무역구조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위치
    – 한국은 교역비중이 높은 나라이며, 특히 중국경제와 밀접한 연관
  • 셋째, 반도체 수출
    –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유
2015년 1월~2020년 11월 20일,
한국 20일 수출 및 30일 수출 YoY (전년동월대비 증감률)

오늘(23일) 오전 발표된 20일 수출입 현황은 수출 YoY +11.1%를 보여주었습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도 +7.6%로 좋은 값을 나타냈죠.


  1. Fed, 코로나19에 맞서 ‘모든 것’을 하다. 2020.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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