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금) – 모든 것을 다하는 ECB, PEPP 규모 확대와 기간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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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통화정책회의, PEPP 규모 600B 확대 & 기간 연장

유로화 ↑ ㆍ 이탈리아 국채 금리 ↓
유로화 가치 2거래일 추이
어제(4일) 밤 8시 45분, ECB 통화정책 결정문 공개 이후 유로화 급등
밤 9시 30분 ECB 라가르드 총재 기자회견 이후 추가 급등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 일중 추이
어제(4일) 밤 8시 45분, ECB 통화정책 결정문 공개 이후 금리 급락

어제 개최된 ECB 통화정책회의가 어떠했는지는 유로화ㆍ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가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ECB 통화정책 결정문이 밤 8시 45분에 배포된 직후, 유로화 가치는 급등했고 이탈리아 국채 금리는 급락하며 대단히 긍정적인 반응을 나타냈습니다.

유로화 & 유로존 주변국 국채금리(이탈리아ㆍ스페인ㆍ포르투갈ㆍ그리스)는 ‘유로존의 향방’에 따라 크게 움직입니다. 유로존 회원국 간 갈등이 커지고 단일통화동맹 붕괴 위험이 제기될 때는 유로화 가치 ↓ㆍ주변국 국채금리↑가 나타나고, 회원국끼리 단결하여 유로존 붕괴 위기를 넘길때에는 유로화 가치↑ㆍ주변국 국채금리↓가 나타납니다.

어제 ECB가 어떠한 정책을 내놓았길래 유로화와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대단히 긍정적으로 반응한 것일까요?

ECB 통화정책회의, PEPP 규모 600B 확대 & 내년 6월까지 기간 연장
6월 4일 ECB 통화정책회의 결정문 (링크)

ECB는 3월 18일 내놓은 전염병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PEPP)의 규모를 기존 €750B(7500억 유로, 약 800조원)에 더하여 €600B(6000억 유로, 약 660조원)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제 ECB가 PEPP 하에 매입하는 국채ㆍ회사채 규모는 총액 €1,350B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PEPP 시행기간을 올해 말에서 2021년 6월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ECB의 기존 자산매입 프로그램에는 여러 제약(Capital Key, Issuer Limits 등등)이 부과되어 있는데, 이는 ECB의 발권력으로 특정 회원국의 재정을 지원한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서 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 피해가 이탈리아ㆍ스페인 등 안그래도 경제의 기초여건이 좋지 않은 국가에 집중되면서, “지금 같은 긴급상황에서는 특정 회원국을 집중적으로 도와야 하지 않느냐”라는 물음이 제기되었습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은 “위기에 처한 우리를 도와주지 않는 유로존에 남아있어야 할 이유가 무엇이냐”라고 강하게 항변하였죠.

이런 맥락 속에서 ECB는 기존의 제약이 부과되지 않는 PEPP를 내놓았고, 이탈리아ㆍ스페인 등의 국채와 회사채를 집중적으로 매입하면서 유연하게(flexible) 운영되고 있습니다. 즉, PEPP는 전염병 긴급 자산매입 프로그램 이라는 명칭처럼, 코로나19 때문에 초래된 전례없는 경제위기에 대응하고 유로존 붕괴를 막기 위한 ‘ECB의 의지’를 보여줍니다.

따라서, PEPP 규모 확대와 기간 연장은 “단순히 ECB가 완화적 통화정책을 확대하였다”가 아니라 “유로존 분열과 붕괴를 막기 위한 ECB의 의지가 확고하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통화정책 결정문 발표 이후 유로화가 급등하고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급락한 것은 바로 이런 이유입니다.

ECB 라가르드 총재에게 쏟아진 질문, “독일 재판소 판결 어떻게 할 것이냐?”
ECB 라가르드 총재 기자회견 (텍스트 링크유투브 링크)

ECB 라가르드 총재의 기자회견에서 쏟아진 질문은 ‘독일 재판소 판결’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지난 5월 5일 독일 헌법재판소는 ECB의 국채 매입 프로그램(PSPP)이 ‘비례성의 원칙'(the principle of proportionality)에 위배된다고 판결하였고, ‘3개월 내에 시정’할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에 대해 ECB는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는데, 왜냐하면 2018년 12월 유럽 사법재판소는 ECB가 책무 내에서 행동하고 있다고 판결해주었기 때문입니다. EU 사법체계의 최상단에 위치한 유럽 사법재판소가 적법하다고 판결하였는데, 일개 EU 회원국 재판소가 이를 무시하고 시정을 요구한 겁니다.

EU와 유럽사법재판소는 독일 재판소 판결을 비판하는 성명문을 내놓았고, ECB는 판결을 무시하고 계속해서 PSPP를 시행할 것임을 내비쳐왔습니다.

어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질문을 한 9명의 기자 중 3명에게서 똑같은 물음 “독일 재판소 판결에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가 나왔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ECB는 유럽 사법재판소 관할권 하에 놓여있음을 다시 상기시키고 싶다. 유럽 사법재판소는 PSPP가 책무에 부합한다고 판결해주었다. 독일 재판소의 판결은 독일정부와 독일의회를 구속하는 것이며, ECB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 좋은 해결책이란 ECB의 독립성ㆍEU 법률ㆍ유럽사법재판소 판결을 절충대상으로 삼지 않는 것이다.”1 라고 말하며 독일 재판소 판결에 구속받지 않을 의사를 분명히 드러냈습니다.

ECB의 확고한 의지 + EU 정치지도자들의 타협, 유로존 붕괴 위험에서 멀어지다

3월부터 이어져온 ECB의 확고한 의지 그리고 갈등을 빚긴 했지만 경기회복 기금(Recovery Fund)을 내놓은 EU 정치지도자들 덕분에, 유로존은 분열과 붕괴 위험에서 다시 멀어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금융시장은 이를 가격에 적극 반영하며, 위기 국면을 지나가고 있음을 알려줍니다.

유로화, 최근 1년 추이
코로나19 이후 낮은 수준(1.08)을 기록했던 유로화는
경기회복 기금 발표 + ECB PEPP 확대 덕분에 1.134 까지 상승
이탈리아 국채 10년물 금리, 최근 1년 추이
유로화와 마찬가지로, 경기회복 기금 발표 + ECB PEPP 확대 덕분에 금리 급락 이어감

  1. I just want to remind you that the ECB is subject to the jurisdiction of the 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 The PSPP has been judged by the Court of Justice of the European Union as in line with our policy mandate. We have indeed taken note of the judgement, which is directed at the German government and at the German parliament, and we are confident that a good solution will be found. A good solution that will not compromise the ECB’s independence, will not compromise the primacy of the European Union law or the ruling of the European Court of Justice. You follow what we 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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