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경제정책 이해하기 ①] – “트럼프는 Wealth에 보상했으나, 바이든은 Work에 보상한다” (Trump Rewards Wealth, Biden Rewards Work)


바이든과 트럼프,
동일하게 직면한 사회현상과 서로 다른 대응

D-18, 11월 3일 미국 대통령선거

11월 3일 실시될 미국 대통령선거가 20여일 앞으로 다가왔고, 현시점에서 여론조사는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2월 26일~10월 14일, 미국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 평균 (링크)
10월 14일 기준 바이든 52.4% : 41.9% 트럼프, 10.5%p 격차

10월 14일 기준, 전국 여론조사 지지율 평균은 ‘바이든 52.4% : 41.9% 트럼프’로 10.5%p 격차 입니다.

바이든은 전국 뿐 아니라 펜실베니아ㆍ미시간ㆍ위스콘신 등 <가장 중요한 경합지>와 플로리다ㆍ애리조나ㆍ노스캐롤라이나 등 <양당 박빙 경합주>에서도 트럼프와의 차이를 벌려가고 있습니다. (주 : 미국 주요 경합지 소개 관련글 링크)

선거통계 분석사이트 538은 바이든의 승리 확률을 87%로 예상하고 있으며(링크), 사이트 주인장 Nate Silver는 “지금 당장 선거가 실시될 경우 바이든의 승리 확률은 90-95%이다”라고 말합니다(10월 12일 월요일 데일리 링크).

뉴욕타임스 선거분석팀은 “현재 여론조사가 완전히 옳다면 바이든의 선거인단수는 375석, 2016년 오차를 반복할 경우 바이든의 선거인단수는 319석”이라고 말합니다. 어느경우든 바이든은 선거인단 과반인 270석을 넘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죠. (링크)

물론, 아직 선거는 18일 남았고 여론조사가 완전히 실패하여 트럼프가 당선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는 바이든 당선을 예측하는게 합리적이며, 바이든이 세계 최강대국 대통령이 될 경우 어떤 변화가 나타날지 대비해야 합니다.

바이든 vs. 트럼프, 무엇이 다를까?
바이든 후보의 주요 경제 공약
출처 : 조선일보 10월 13일자 기사 (링크)

바이든 후보가 어떤 정책을 제시하고 있는지 그리고 트럼프와 무엇이 다른지, 위와 같은 표 형태로 정리된 내용을 각종 언론기사나 리서치센터 자료를 통해 많이들 보셨을 겁니다.

트럼프와 비교하여 두드러지는 바이든 정책의 특징은 ① 불균등 완화 (inequality) ② 친환경 인프라 투자 (clean energy) 입니다.

바이든은 소득 상위계층 세율 인상ㆍ법인세율 인상ㆍ자본이익 세율 인상ㆍ연방최저임금 인상ㆍ노조 결성 촉진 등을 통해 불균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에 투자하여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노조 결성이 가능한 중산층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죠.

뭐… 바이든의 경제정책을 이렇게 간략히 이해하는데 그치더라도, 살아가거나 주식투자를 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만…

저는 간단한 표로 후보와 정당의 정책을 이해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후보와 정당이 왜 이런 정책을 제시하였는지 배경과 맥락을 온전히 알지 못할 뿐더러, 공약의 실행의지가 얼마만큼 되는지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 점은 현재 우리나라 정부를 보면서 깨달은건데… 선거 전에 제시한 경제정책이나 경제관련 발언을 저는 그저 “뭐.. 경제학 기본원리에는 맞지 않지만, 선거 앞두고 표 얻으려고 그냥 하는 말이겠지”라고 치부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정말 진지하게 잘못된 지식을 믿은채 실제 정책으로 밀어붙이더군요..

이번글에서는 <바이든 정책이 나오게 된 배경과 맥락> 그리고 <트럼프의 정책과 무엇이 얼마나 다른지> 그리고 <민주당 구성원과 지지층의 이념지향이 어떻게 변화되어왔는지>를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경제정책은 사회현상을 반영한 결과물

경제정책은 사회현상을 반영한 결과물 입니다. 미국이든 한국이든 정부의 경제정책은 당시 사회가 직면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오는 것들이죠.

왼쪽 : 미국 제40대 대통령 로널드 레이건 (1981~1989)
오른쪽 : 1985년 플라자합의에 이루어낸 G5 재무장관들
  • 관련글 : 1980년대 초중반, 미국에서 보호주의 압력이 거세지다 (New Protectionism) 링크

예를 들어, 1980년대 미국이 직면했던 문제는 ‘대일본 무역수지 적자 확대’ 였고, 미국인들은 이를 ‘세계 상품시장에서 미국의 국가경쟁력이 악화됨을 보여주는 상징’으로 인식했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레이건 대통령은 일본과 외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을 적극적으로 시정하는 ‘공정무역'(fair trade)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었습니다.

1990년대 ‘세계화’를 상징하는 이미지
1990년 1월, 러시아에 1호점을 개설한 맥도날드
빌 클린턴 · 빌 게이츠 · 마이클 조던
1995년 창설된 세계무역기구(WTO)
  • 관련글 : 글로벌 불균등 Ⅰ – 국가간 불균등의 감소(Between Inequality ↓), 세계화 승자가 된 신흥국 중상위층과 패자가 된 선진국 중하위층 링크

1990년대 미국은 공격적인 무역정책과 플라자합의 덕분에 침체에서 벗어났습니다. 그리고 1995년 세계무역기구 창설 및 정보통신기술 혁명은 세계화를 향한 기대를 높였습니다.

이런 배경 속에서 클린턴행정부는 ‘관여와 확장’ 이라는 캐치프레이즈 하에 민주주의 · 시장경제 전파를 대외정책 우선순위로 두었고, 중국을 ‘시장개방과 민주주의의 길’로 이끌고자 하였죠.

1999년 11월, 미국과의 양자무역협정 체결을 통해 WTO 가입에 다가선 중국 (링크)
2010년 2월, 중국과의 문제에 직면한 미국 (링크)
2019년 5월, 새로운 종류의 냉전 (링크)
  • 관련글
    • 클린턴·부시·오바마 때와는 180도 다른 트럼프의 무역정책 – 다자주의 배격과 미국 우선주의 추구 (링크)
    • 달라진 세계경제 Ⅰ – 1990년대 중국의 개혁개방과 미국의 포용, 잠자던 용이 깨어나다 (링크)

2010년대 미국은 2008 금융위기의 충격에서 벗어나는데 집중하였는데, 그 사이에 중국은 세계를 상대로 이빨을 드러냈습니다.  외교정책의 우선순위를 민주주의 · 시장경제 전파에 둔 클린턴행정부의 포용 덕분에 중국은 1999년 11월 미국과 양자무역협정을 체결하고 2001년 12월 WTO에 가입했는데… 13억 인구를 가진 중국이 세계경제와 미국경제에 미친 영향력은 너무나도 컸습니다.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 노동시장에 미친 영향
빨간색일수록 더 많은 충격을 받은 지역
출처 : The China Trade Shock
  • 관련글
    • 달라진 세계경제 Ⅲ – GVC와 Factory Asia, 미국은 어떻게 아이폰 일자리를 잃게 되었나 (링크)
    • 글로벌 불균등 Ⅰ – 국가간 불균등의 감소(Between Inequality ↓), 세계화 승자가 된 신흥국 중상위층과 패자가 된 선진국 중하위층 (링크)
    • China Shock Ⅰ – 1990년-2007년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노동시장 제조업 고용 · 임금에 악영향을 미쳤다 (링크)

경제학자 오토어 · 돈 · 한슨은 2013년 논문을 통해 교과서 속 자유무역이론이 상정하는 핵심 가정이 현실에서는 작동하지 않으며, 1990년-2007년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지역 노동시장 내 제조업 고용 · 임금에 악영향을 미쳤다는 것을 실증분석을 통해 보여주었습니다.

오토어 · 돈 · 한슨은 중국발 무역 충격이 미국 제조업 근로자 수를 1990년~2000년 54만 8천명, 2000년~2007년 98만 2천명 감소시켰다고 결론 지었습니다.

중국의 부상ㆍ대중국 수입으로 인한 미국 제조업 및 중산층 일자리 감소 등의 배경 속에서 미국인들 정확히 말해 비대졸 백인(non-college white)의 선택을 받은 인물이 바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입니다.

  • 관련글
    • AMERICA FIRST !!! MAKE AMERICA GREAT AGAIN !!! (링크)
    • 끝이 보이는 WTO 체제, 새로운 무역체제가 만들어질까? (링크)
    • 2020 미국 대선 ① – 2016년 여론조사는 왜 틀린 결과를 예측했나? (링크)
    • 2020 미국 대선 ② – 여론조사, 무엇에 집중해서 봐야하나? & 여론조사가 포착하지 못하는 불확실성은? (링크)

트럼프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과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을 내세웠고, “나는 중국, 멕시코, 일본 그리고 다른 여러 나라들로부터 일자리를 다시 가지고 올 겁니다. 나는 우리의 일자리와 우리의 돈을 가지고 올 겁니다.” 라고 약속했습니다.

실제로 트럼프대통령은 중국을 포함한 다수의 국가를 상대로 관세부과를 명령하였고,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다자주의 무역기구인 WTO를 무력화 시켰습니다. 그러면서 자국 국민들에게는 감세ㆍ탈규제 등을 선사하며 경제활동을 독려하였죠.

트럼프와 바이든이 직면한 동일한 사회현상과 유사한 대응
① 중국의 부상
② 대중국 수입으로 인한 미국 제조업 및 중산층 일자리 감소

바이든이 당선된다면 직면하게 될 사회현상은 트럼프때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중국은 경제ㆍ안보ㆍ기술 등 여러 영역에서 미국의 지위에 도전중이고, 미국 제조업 및 중산층 일자리 상황은 딱히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그런 연유로 바이든의 외교ㆍ경제정책은 트럼프의 그것과 유사한 부분이 많습니다.

민주당 대통령 후보 조 바이든
국제외교안보전문지 『Foreign Affairs』 2020년 3/4월호 기고문
<왜 미국이 다시 세계를 주도해야 하는가 – 트럼프 이후 미국 외교정책 구하기>
(링크)
  • 관련글 : 바이든의 외교ㆍ무역정책, 트럼프와 다르지만 유사하다 (링크)

바이든은 국제외교안보전문지 『Foreign Affairs』 2020년 3/4월호를 통해 <왜 미국이 다시 세계를 주도해야 하는가 – 트럼프 이후 미국 외교정책 구하기> 제목의 기고문을 실었습니다.

바이든은 기고문에서 (레이건이 주창한) 공정무역(fair trade)을 강조하며, “중국은 특별한 과제(China represents a special challenge), 미래 기술과 산업에서 우위(dominating the technologies and industries of the future)를 점하기 위해 중국에 강경해질 필요가 있다(get tough with China)”고 말했습니다.

이미지
바이든 “납세자들의 돈으로 미국산 제품을 사고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지원할 것이다”
(링크)
이미지
바이든 “미국 제조업을 다시 부흥시킬 것이고, 미래는 여기 미국 내에 있을 것이다”
(링크)
  • 관련글 : 바이든, 미국 공급망 정책 발표 – Buy American, Make It In America (링크)

또한, 바이든은 올해 7월 9일 경제정책을 발표하면서  ‘미국 공급망 재건설'(Supply Chain Rebuild)을 내세웠습니다. “Buy American”과 “Make It In America”. 말그대로 미국산 상품을 구매하고, 미국 내에서 제조하겠다는 의미 입니다. 이는 트럼프의 “America First”, “Make America Great Again” 기조를 그대로 유지한 것이죠.

일부 사람들은 바이든이 당선되면 親중국 행보를 보이거나 무역분쟁을 줄일 거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사실에 근거하지 않은 오해입니다. 바이든이 트럼프와 다른 점은 ‘어떤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하느냐’ㆍ’어떤 형태로 미국에 유리한 무역협정을 이끌어내느냐’에 있습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독자적인 행보를 보인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여러 동맹들과 함께 중국을 압박할 겁니다(with allies). 그리고 일방적으로 무역협정 파기를 거론하며 교역상대국을 상대한 트럼프와 달리 바이든은 개발도상국의 노동법 미준수ㆍ환경을 생각치 않는 공장운영 등을 문제삼으며 무역협정 수정을 요구할 겁니다.

따라서, 바이든의 외교ㆍ무역정책은 큰 흐름에서 트럼프의 그것과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습니다. 바이든은 트럼프와는 다른 방식으로 중국에 강경하게 대응할 것이고, 기업들에게 미국 내 생산을 강요하거나 유인책을 제시할 겁니다.

트럼프가 중요시하지 않았던 사회현상, 바이든과 민주당은 중요하게 여긴다
① 중산층 몰락과 불균등 확대
② 상위 1% 혹은 0.01% 슈퍼리치 부의 증대

바이든의 정책제안 중 트럼프행정부와 크게 대비되는 것은 국내경제정책 입니다. 트럼프가 중요시하지 않았던 사회현상 중 바이든과 민주당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① 중산층 몰락과 불균등 확대 ② 상위 1% 혹은 0.01% 슈퍼리치로의 부의 집중 입니다.

소득계층분위별 연평균 소득증가율 (Annual Income Growth by Income Percentile)
파란선 – 1946년~1980년 : 연평균 2.0%, 모든 계층이 거의 동일했으며 상위 5% 이상은 오히려 하락
빨간선 – 1980년~2018년 : 연평균 1.4%, 상위계층이 더 크게 증가했으며,
특히 상위 1%ㆍ0.1%ㆍ0.01%ㆍ0.001%로 갈수록 더 크게 증가

출처 : Saez,Zucman(2020a)

위의 그래프는 소득계층분위별 연평균 소득증가율(Income)을 1946년~1980년(파란선)ㆍ1980년~2018년 두 시기로 구분하여서 나타내고 있습니다.

1946년~1980년(파란선)에는 모든 계층의 소득증가율이 거의 동일했으며 상위 5% 이상은 오히려 하락했습니다. 반면, 1980년~2018년(빨간선)은 상위계층의 소득증가율이 더 높았고, 특히 상위 1%ㆍ0.1%ㆍ0.01%ㆍ0.001% 슈퍼리치 일수록 소득이 더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1910년~2020년, 미국 상위 0.1% 계층이 소유한 부의 비중 (Top 0.1% wealth share)
출처 : Saez,Zucman(2020b)

위의 그래프는 1910년~2020년, 미국 상위 0.1% 계층이 소유한 부의 비중(Wealth)을 보여줍니다. 한 눈에 보면 아시다시피, 상위 0.1%가 소유한 부의 비중이1980년 이후 7%에서 17%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상위 1%ㆍ0.1%ㆍ0.01%ㆍ0.001% 슈퍼리치 일수록 소득이 더 가파르게 증가했던 것처럼, 부도 슈퍼리치에 집중되어 왔습니다. 상위 0.00001% 부의 비중은 1980년 0.5%에서 2020년 1.2%로 증가했죠.

이러한 소득 및 부의 집중 현상에 대해 트럼프와 공화당은 큰 문제로 여기지 않았습니다.

트럼프는 미국 제조업 쇠락 및 중산층 일자리 감소를 중국 탓으로 돌리며 외부에서 원인을 찾았습니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만 바로 잡으면 미국 제조업이 부흥하고 중산층 일자리가 증가할거라고 생각했죠.

그리고 트럼프행정부와 공화당이 제시한 국내경제정책은 감세ㆍ탈규제ㆍ주가부양 이었고, 이를 통해 미국인들 특히 중산층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글 : ‘세제개혁과 자사주매입’이 보여주는 트럼프 & Big Tech 시대 링크)

하지만 진보진영 사람들이 보기엔 이러한 정책들은 불균등 시정과는 거리가 멀었고, 특히 중산층 뿐 아니라 상위계층의 세율도 인하해주는 정책은 불균등을 키운다고 생각했습니다.

바이든과 민주당은 법률 및 제도를 통해 미국 내 불균등 심화 문제를 직접 다루려 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페이지에서 <바이든과 민주당의 국내경제정책>을 살펴보고, 이를 <뒷받침해주는 경제학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민주당 지지층의 이념성향>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알아봅시다.

(밑에 다음 페이지 버튼)


Leave a Reply